2023.09.29~2023.10.04
(이번 편의 발자취)
드디어 하와이의 최고봉, 마우나 케아(Mauna Kea)를 올라가는 날입니다.
바로 전편의 북동쪽 해안을 드라이빙 할 때와 같은 날이지만,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걸 체감하실 수 있습니다 ㅋㅋㅋ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w_DKWlrA24k&list=PLlGte2at-EC63kC2lnp3LuTTLl5Ph2pxm)
이번에도 이번 편에 가장 어울릴 만한 노래를 하나 뽑아왔는데, 구름과 무지개를 넘어 끝없이 올라가기만 하는 이번 편에 가장 걸맞는 Somewhere Over the Rainbow의 우쿨렐레 리메이크판 버전입니다.
노래 자체는 옛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 수록된 곡이지만, 2011년에 하와이 출신 가수 카마카위올레가 우쿨렐레판으로 리메이크한 버전이 꽤나 히트했던지라...
그럼 오늘도 스타트.
보통 우리가 하와이 하면 생각나는 열대의 풍경이 아닌, 뭔가 미국 서부스러우면서도 군데군데 생긴 오름 덕분에 굉장히 독특한 풍경을 자아내는 빅아일랜드의 중산간 지역.
구름이 짙게 깔려있는데, 조금 있으면 이 구름이 제 발밑에 있을 겁니다 ㅎㅎㅎ
운전중이라 사진을 많이 남기지는 못했지만, 애플 워치의 나침반 기능으로 계속 고도를 확인하며 가다보니 신기하게도 고도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더라는...
체감할 수 있던건 역시나 귀에 가해지는 압력이 급속도로 바뀌며 공기방울(?)이 뽕뽕 터지는 정도...?
사실 숙소가 있던 와이메아가 해발 900m쯤, 사진을 찍은 저 곳만 해도 해발 1300m쯤 되는 곳이었는데, 저희가 일차적으로 향할 마우나 케아 오니즈카 방문자 센터(Mauna Kea Visitor Information Station)는 무려 해발 2800m입니다...
백두산의 고도가 2744m니, 일단 한반도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높이를 방문자 센터만 가도 느끼실 수 있습니다 ㅋㅋㅋ
일단 마우나 케아의 중턱에 있는 오니즈카 방문자 센터는 도로가 잘 놓여있어 큰 문제 없이 올 수 있었습니다.
여기만 해도 고도가 무려 2800m쯤인지라 같이 온 몇몇 분들은 급속 등반으로 인한 고산증세가 살짝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ㅋㅋㅋ
그래서 그런지 정상으로 올라가기 전 이곳 방문자 센터에서 30분 정도 고산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가진 후 올라가라고 레인저들이 안내해줍니다.
전 페루에서 5000m도 경험해본지라 이건 뭐...
또한 여기서 정상으로 가는 길은 비포장 도로인지라, 레인저가 입구에서 4륜 차량인지 아닌지 여부를 저렇게 검사합니다.
전 분명히 4륜 SUV를 빌렸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제 착각이었고...
저희 일행은 입구컷을 당해 정상까지는 올라가보지 못했습니다... ㅠㅠ
원래는 2륜차도 평범하게 올라가볼 수는 있었지만, 운전미숙으로 인한 사고가 워낙 많이 터지기도 했고 하와이인들의 성산이어서 그런지 방문객 수를 제한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이런 시스템이 만들어진 듯 합니다... ㅠㅠ
꿩 대신 닭이라고, 주변 풍경이나 좀 둘러보도록 하죠...
일단 정상부 사진은 방문자 센터에 있던 이 모형으로 대체하고... ㅠㅠ
사실 여기만 해도 고도가 꽤 높아, 구름이 발 밑에 걸립니다.
제주도보다도 위도가 낮아, 해발 2800m에서도 한라산 정상부와 비슷한 풍경이 나옵니다.
물론 여기서 고도가 더 높아지면 수목한계선에 도달해 풀이고 나무고 뭐고 없습니다 ㅋㅋㅋ
방문자 센터 바로 옆에 선셋 힐(정식 이름은 푸우 칼레페아모아(Pu'u Kalepeamoa))이라는 작은 오름이 있어, 4륜차를 끌고오지 못하신 분들은 그쪽으로 많이들 가더랍니다...
선셋 힐에 오르는 중에 찍은 힐로 방향과...
코나 방향.
딱 봐도 구름과 습도의 차이가 느껴지십니까? ㅋㅋㅋ
실제로도 이전 답사기들에도 설명드렸듯, 힐로는 미국 전체적으로 따지고 봐도 가장 습한 곳인 반면, 코나는 하와이 치고는 꽤나 건조한 곳입니다.
화산성 토양 덕에 철 성분이 산화되어 전체적으로 붉은 토양이 많은 하와이.
마우나 케아도 풀이 안자란 곳은 이렇게 붉은 토양이 눈에 많이 띕니다.
위에서 보니 화산섬 답게 군데군데 오름이 많이 형성되어 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그리고 정면에 보이는 저 구름에 싸인 산이 바로 하와이에서 두번째로 높은 마우나 로아(Mauna Loa).
저기도 해발고도 4000m가 넘는 무시무시한 고도의 산입니다 ㅋㅋㅋ
서북부 방향에도 산 하나가 보이길래 뭔가 싶었는데, 후아랄라이(Hualālai)라는 빅아일랜드의 또 하나의 화산입니다.
마우나 케아, 마우나 로아, 킬라우에아의 3개 화산이 대외적으론 많이 알려져 있지만, 사실 후알랄라이와 코할라(Kohala)라는 대규모 화산들이 빅아일랜드에 또 있습니다.
지금 해저에서 솟아오르고 있는 로이히(Lōʻihi) 해저화산까지 빅아일랜드에 붙는다면, 6개의 큰 화산으로 이루어진 섬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
신기하게도 왼쪽이 힐로 방향, 오른쪽이 코나 방향인데, 무역풍을 타고 온 구름이 고지대를 지나며 건조해지는 것을 실시간으로 관찰하실 수 있습니다.
저 멀리 뭔가 군 시설처럼 보이는 건물도 있었습니다.
가는 길에 미군 훈련소 시설이 있긴 하던데, 거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신기방기한 오름들.
제주도에 있는 것들과는 달리 민둥민둥(?)한게 더 매력있습니다.
힐로 방향은 아예 낮은 구름들이 안개처럼 땅을 덮고 있고(힐로가 일조량이 적은 이유)
이 코나 방향으로 지는 해가 굉장히 인상적인 곳인데, 같이 감상해보실까요...?
이 순간을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셔터를 눌러댄 결과... ㅋㅋㅋ
제가 서 있던 이 선셋 힐도 노을빛을 받아 붉게 빛나고 있었고...
마찬가지로 노을빛을 받아 붉게 타오르는 듯한 마우나 로아.
마우나 로아의 상태를 보건대 마우나 케아의 정상부에 올라갈 수 있었다 한들 이렇게 멋진 노을을 볼 확률이 굉장히 떨어졌을 것 같아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ㅋㅋㅋ
다만 노을이 절정일 시기에는 마우나 케아 정상부의 구름은 조금 걷혀가는 것 같기도 하던... ㅋㅋㅋ
참고로 이 곳은 고도가 꽤 높아 우리가 생각하는 하와이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긴팔 및 패딩까지도 필요한 곳입니다... ㅋㅋㅋ
사람에 따라 꽤 추울 수도 있으니(제가 갔을땐 한 5-8도 정도였는데, 정상부는 이보다도 더 추울 수 있음) 유의하시길...
이제 어두워지기 전에 빠르게 하산하기로.
해가 다 지고 나서도 굉장히 아름다운 그림이 나옵니다.
이 하나도 없어 핸드폰 라이트를 키고 내려오는 사람들 ㅋㅋㅋ
마우나 케아 정상부에는 NASA에서 운영하는 천문대 시설이 있는데, 그 말인 즉슨 마우나 케아에선 별이 굉장히 잘 보인다는 소리입니다.
그 소문을 듣고, 완전히 암전될때 까지 또 약간 주차장에서 뜨뜻한 물을 마시면서 기다려봅니다.
그 결과...
카시오페이아가 이렇게 낮게 깔려있는건 처음...
밤이 깊어질수록 점점 선명한 색을 드러내는 은하수.
같이 온 일행들이 하나같이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ㅎㅎ
그렇게 깜깜해진 방문자 센터를 뒤로 하고 다시 암흑 속의 길을 달려 숙소로 복귀.
다음 편은 이제 빅아일랜드를 떠나 하와이의 최대도시 호놀룰루로 떠나는 일정을 담아볼까 합니다.
그럼 다음 편에 뵙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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