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동로마 제국은 어디로 [9] - 테살로니키(Θεσσαλονίκη)

흔한이름 2025. 3. 20. 23:41
728x90
반응형

2018.08.22~2018.09.04
1편: 모스크바
2편: 그리스의 첫인상
3편: 아크로폴리스
4편: 아고라
5편: 파나티나이코 경기장 & 리카베토스 산

6편: 수니온 곶

7편: 산토리니

8편: 그리스 기차

 

드디어 고대하던 테살로니키((Θεσσαλονίκη)에 도착.

지금은 명실공히 그리스 제2의 도시이지만, 한때는 동로마 제국과 오스만 제국, 두 제국의 제2의 도시였던 테살로니키는 그 역사적 배경 덕분에 그리스와 터키의 문화가 적절히 섞여 있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터키 측에서 부르는 이 도시의 이름은 셀라니크(Selanik), 역시 역사적으로 연원이 있는 불가리아 측에서 부르는 이름은 솔룬(Солун).

 

테살로니키에 오면 가장 보고 싶었던 워터프론트의 모습.

옛날엔 바다 바로 앞에도 동로마 제국 시절의 성벽이 존재했다고 하는데, 참고로 테살로니키는 콘스탄티노플(現 이스탄불)과 마찬가지로 동로마 특유의 삼중 성벽으로 이루어진 도시였습니다.

지금은 바다 바로 앞에 있던 가장 바깥쪽의 성벽은 없어지고, 이중 성벽만 남았지만요... ㅎㅎ

 

제일 바깥쪽 외성의 감시탑 역할을 했던 백탑(Λευκός Πύργος).

지금은 워터프론트 한 켠에 테살로니키의 상징으로 남아있답니다... ㅎㅎ

 

먼 옛날 고대부터 그리스 사람들은 이 일대를 '마케도니아(Μακεδονία)'라고 불러왔는데, 원래는 지금의 구 유고연방 출신 독립국 북마케도니아와 이 테살로니키가 속한 마케도니아(남마케도니아)를 아우르는 넓은 지방이었으나...

동로마와 오스만 제국을 거치고 난 후, 슬라브족의 남하로 인해 졸지에 고토의 절반을 잃어버린 그리스 사람들...

어째 드넓은 만주 땅을 잃어버린 한국인이 생각나는... ㅠㅠ

그 그리스 부분의 '마케도니아' 지역의 현 중심지인 테살로니키답게 마케도니아 지역 사람들의 영원한 위인 알렉산드로스 대왕(Αλέξανδρος ο Μέγας)의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 테살로니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옛 마케도니아 제국의 수도였던 베르기나(Βεργίνα)와 펠라(Πέλλα)가 위치해 있기에, 사실 '마케도니아'라는 국호에 대한 정통성은 민족적으로 보나 역사적으로 보나 현 독립국인 북마케도니아보단 이 그리스의 남마케도니아 지방이 더더욱 있는 편입니다 ㅎㅎ

기차 이동으로 인해 이 날은 피곤해서 일찍 잠에 들었습니다... ㅎㅎ

다음날부터 본격적으로 테살로니키를 탐사하러 돌아다니기로.

 

위에 언급했듯이 중세 테살로니키는 3중 성벽 구조를 띄고 있었는데, 이 중 제1-2성벽 사이 구간이 경사도 완만하고 볼 만한 것들이 몰려있어서...
(딱 저 성 디미트리오스 성당-아타튀르크 생가를 잇는 대로 위로 넘어가면 그때부터 급경사)

제2성벽 쪽은 저녁에 가는걸로 하고, 아리스토텔레스 광장(Πλατεία Αριστοτέλους)을 기점으로 시계방향으로 도는 코스로 짜 보았습니다.

 

여기 반대편에 엘레프테리오스 베니젤로스(Ελευθέριος Κυριάκου Βενιζέλος) 전 그리스 총리의 동상이 있을 테지만, 제가 못 본 것일까요...?


한국에선 들어본 사람이 별로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리스 독립 전쟁을 이끌며 현대 그리스의 국부 취급받는 인물입니다 ㅋㅋㅋㅋㅋ

그래서 아테네에 있는 국제공항의 이름이 이 사람을 땄다는... ㅋㅋㅋ

 

엘레프테리오스 베니젤로스의 동상이 있는 이 광장 좌측엔 파나기아 할케온 성당(Παναγίας των Χαλκέων)이...

 

우측엔 Bey Hamam이라는 터키식 목욕탕 유적이 있고...

 

거기서 조금 위로 올라가면 로마 시대에 세워진 아고라 유적이 있습니다.


참고로 테살로니키 구시가지 자체가 지나가다가 이런 로마/동로마 시절의 유적지가 발에 채이는 수준입니다 ㅋㅋㅋㅋㅋ

 

이건 성 디미트리오스 성당(Ιερός Ναός Αγίου Δημητρίου).

잘 보면 저 밑에 그리스 국기랑 정교회 깃발도 같이 걸려 있는걸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ㅎㅎ

 

콘스탄티노플을 상실한 그리스와 정교회 입장에선, 제국의 제2도시였던 테살로니키가 현재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 도시인지 알 수 있는...

 

성당 내부의 화려한 성화(이콘)들의 모습.

정교회 성당은 로마 카톨릭 성당과는 또 다른 멋이 분명 있습니다... ㅎㅎ

 

그리고 성 디미트리오스 성당 바로 옆 주택가에 숨겨져 있듯이 위치한 알라자 이마렛(Alaca İmaret)이라고 불리우는 모스크.

 

다른 그리스 관련 유적들과는 다르게 주택가 사이에 대충 관리한듯한 티가 확 났었습니다... ㅠㅠ

 

내부도 다른 성당들과는 다르게 초라하기 그지없...

 

다른 그리스 관련 유적지들은 유료 관람에 그림이 그려져있는 디테일 쩌는 영어번역된 책자를 비치해놓는데, 여기는 내부 관람도 무료에 심지어 앞에서 이런 찌라시스러운 안내문을 나눠줍니다 ㅠㅠ

그 다음으로 향한 곳은 또 하나의 오스만-터키 관련 유적지.

 

평범한 주택가스러운 이곳은 터키의 국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Mustafa Kemal Atatürk)의 생가.

 

철천지 원수지간인 그리스와 터키인데, 이곳만큼은 터키의 국기가 걸려 있습니다 ㅋㅋㅋ

이곳은 터키 정부의 양외지로, 즉 말하자면 세심한 관리를 위해 그리스 정부로부터 터키 정부가 빌린 땅입니다.


아까 모스크처럼 방치되어 있는 것보단 훨씬 나은듯...? ㅋㅋㅋ

 

안에는 무스타파 케말의 일대기, 그리고 그의 등신대 밀랍인형이 전시되어 있었고...

여기만큼은 그리스 문자의 압박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었던듯 합니다 ㅋㅋㅋㅋㅋ (터키어는 로마자를 사용합니다)

바로 발걸음을 옮겨...

 

다음으로 향한 곳은 주택가 사이로 보이는 로툰다(Ροτόντα).

 

황제의 묘-성당-모스크의 과정을 거친 테살로니키의 격동의 역사의 산 증인과도 같은 유적인데, 저 건물 앞에 우뚝 선 미나렛이 모스크로 쓰이던 시절의 흔적입니다.

 

로툰다의 돔.

로마에 가면 있는 판테온이 생각나는 형태의 돔입니다.

 

성당으로 쓰였을 적의 흔적.

여러번 붙여지고 떼인 흔적들이 벽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ㅋㅋㅋㅋㅋ

저기 말타고 계신 분이 기독교 성인 성 게오르기우스(성 조지, 남캅카스의 국가인 '조지아'와 잉글랜드의 상징기 '성 조지 기'의 근원이 되는 성인) 인듯?

 

아마 모스크로 쓰이던 시절에 덧칠한 아라베스크 양식의 문양...

 

그 외의 로툰다 앞에 있는 작은 정원.

 

한켠 구석탱이에 있는 작은 정교회 성당(이름은 성 게오르기우스 성당(Ιερός Ναός Αγίου Γεωργίου)이라는 듯 합니다).

 

로툰다를 따라 쭉 내려오면 보이는 갈레리우스 개선문(Αψίδα του Γαλερίου).

 

개선문의 뒷면과...

 

앞면.

참고로 갈레리우스는 로마시대 황제의 이름입니다 ㅋㅋㅋㅋㅋ

즉, 이것도 로마 시대의 유적.

 

그 개선문 바로 옆에 자리해 있는 파나기아 데히아 성당(Ιερός Ναός Παναγίας Δέξιας).


여기 역시도 노란색 정교회 깃발을 걸고 있는데...

 

말할 것 없이 역시나 아름다운 내부.

동로마 제국 전성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듯 합니다.

여기서 조금만 더 바닷가 쪽으로 걸어내려가면...

 

바로 보이는 성 소피아 성당(Ιερός Ναός Αγίας Σοφίας).


'콘스탄티노폴리스'에 있는 그것과 동명의 건축물인데, '콘스탄티노폴리스'가 어디 있는지 모르신다고요?

 

아...

 

성당의 정문과...

 

정면샷.

 

매우 아름다운 성당 내부의 모습.


지금 이스탄불에 있는 동명의 성당(?)도 한때는 이것 이상으로 아름다웠을 것이라 상상해 보았습니다... ㅎㅎㅎ

 

이 성당을 배경으로 대낮부터 맥주를... ㅋㅋㅋㅋㅋ

 

(아까 사진의 재탕이긴 하지만) 바닷가 쪽으로 다 도착하면 다시 보이는 이 백탑.

 

약간의 입장료를 주면 안에 들어가 볼 수가 있는데... (대학생이었어서 학생할인 적용)

 

올라오면 생각보다 뻥 뚫린 뷰.

저기 보이는 항만 시설이 바로 테살로니키 항(Λιμάνι της Θεσσαλονίκης, 발칸반도 내륙국가(북마케도니아, 세르비아 등등...들의 밥줄).

 

높은 곳에 올라오니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땀을 식혀줍니다.

 

한눈에 바라보는 테살로니키의 삼중 성벽 구조.

 

개들도 더워 지쳐버린 땡볕의 지중해 날씨.

다만 한국의 찜통 더위와는 다르게 그늘에 가면 약간 시원해지긴 합니다.

 

한낮인지라 다들 시에스타를 즐기고 계시는... ㅋㅋㅋ

 

그렇게 다시 아리스토텔레스 광장으로 돌아오면 한바퀴 종주 끝.

참고로 왜 많고 많은 그리스 위인 중에 아리스토텔레스가 이 광장의 이름으로 꼽혔냐면...

 

바로 아리스토텔레스가 고대 마케도니아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ㅋㅋㅋ

그래서 한켠에 아리스토텔레스의 동상도 세워져 있다는...

대낮에 33도의 땡볕 속에서 돌아다니느라 급 피곤해져서 숙소에서 시에스타를 즐기기로...
(몸으로 느껴보는 지중해 연안 국가의 문화 ㅋㅋㅋ)

잠깐 낮잠을 한숨 자고, 저녁에 테살로니키 성벽쪽으로 이동해 보았습니다.

 

아쉽게도 이 안쪽은 이미 닫을 시간이어서 제2성벽 까지밖에 못 가봤다는...

 

저녁이 되자 조금은 시원해졌는데, 이 위는 가파른 언덕인지라 올라갔으면 탈진했을 뻔 ㅋㅋㅋㅋㅋ

 

하지만 제2성벽 쪽으로만 와도 충분히 멋진 테살로니키 시의 전경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노을을 품은 테살로니키 제2성벽 샷.

 

그리스에서 본 석양은 언제 어디서나 참 멋있었습니다... ㅎㅎ

다른 분들 사진을 보면 원래 저 방향으로 올림푸스 산이 보여야 할텐데, 미세먼지 때문인지 해무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시정이 좋지 않았던 ㅠㅠ

 

낭만샷 ㅎㅎ

다음날은 그냥 푸욱 쉬는 날로 정했는데, 사실 이때 다른 유적지로 한번 향해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ㅠㅠ

 

그래도 시간이 남아서 유람선을 타보기로 했는데...

 

개인적으로 유람선을 타든 타지 않던 간에 테살로니키는 항상 이쁜 도시인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

 

근처의 카페와 구 테살로니키 항구 공원에서 시간도 좀 때워보고...

 

멋드러지는 일몰도 또 봐주고...

 

그리스를 뜨기 전 마지막 기로스도 먹어주고...

 

역시나 카메라 초보였던 본인인지라 몇 안되지만 야경 사진도 찍어주고...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짤막(?)한 그리스 여행기는 종료.


하지만 아직 이 전체 답사기는 절대 끝나지 않았고,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ㅋㅋㅋㅋㅋ

728x90
반응형